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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13.

2020.11.13




지금까지 키시를 응원하고 봐오면서 내 안에 '키시 유타'라는 사람이라는 인간상이 형성되어 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고, 그저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내가 판단한 인간상이기에 '키시는 이런 사람이야!'라든지 '이런 걸 원하는 거 같아!'라는 말을 쉽게 못하는 거 같다.


키시 본인이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걸 하고 싶어'라고 말한 게 아닌 이상 뭔가 조금... 조심스러워진다.

그의 심정과 생각을 내가 몇 년 봐왔다는 것만으로 지레짐작 한다는 게 너무 무섭다.


내가 지레짐작한 그 인간상이 혹여나 많은 사람들의 눈에 들어가게 되고 그 사람들이 공감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게 키시 유타라는 사람을 오해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런 생각만 해도 입을 떼기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


사실 내 안에 키시 유타는 몇 가지의 키워드로 정리되어 있기도 한데, 혼자서 생각할 때조차 그 키워드에만 얽매이지 않고 생각하게 된다.

너무 하나의 틀 안에서만 생각하다보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질 거 같고, 그로 인해 내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에게 공격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다른 사람들이 키시를 정의하곤 할 때 그런 걸 보는 건 좋아하고, 때론 공감하기도 하면서 내가 먼저 정의하려고 입을 떼는 건 어렵기만 하다.


지금까지 생각해 온 키시가 키시 본인이 알려지길 원했던 모습이 아니라면,

혹시 이 한 마디가 키시라는 사람의 이미지를 바꿔버릴 수도 있는 말이라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했는데 오해가 생겨 나쁜 방향으로 간다면...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맴돌아서 결국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好き', '可愛い', 'かっこいい' 이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말로 정리해버리곤 한다. 내 의견을 말해도 괜찮은 공간에서조차도 신경을 쓰게 되는 이유는 내가 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남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이겠지.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누구든지 볼 수 있는 공간이고, 꽁꽁 숨기고 숨겨도 어떻게든 전파되려면 전파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더 소심한 태도로 대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러저러 해서 뫄뫄한 키시를 좋아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앞에 붙은 '이러저러'와 '뫄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말 모르겠어서 다 지우고 "키시를 좋아해!"만 남게 되는 것 같다.


내 블로그의 글이, 트윗이 단조롭게 느껴지고 언제나 비슷한 말들로 돌려막기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내 부족한 어휘력의 문제도 있겠지만, 말하고 싶은 걸 그 한 단어에 다 집어넣어 정리해버리려고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응원을 하는 사람으로서 무언가를 요구할 수도 있고, 무언가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도 있고, 그 사람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데...

뭔가 키시를 앞에 두고(사진이든 머릿속에 떠오른 키시든) 요구를 하는 게, 의견을 말하는 게,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게 너무나 어렵다.

다 내 욕심이고, 내 맘대로의 생각과 상상일뿐이라는 생각에 공개된 장소에서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라는 말은 못하겠다.


키시 유타는 한 사람이지만 그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수백, 수천, 수만 명이고 당연하게 그를 받아들이는 방식, 생각은 모두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내 의견에 모든 사람들이 다 고개를 끄덕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내가 내 의견을 내뱉는 게 어려운 건 결국 혹여나 나쁜 방향으로 흘렀을 때 그에 대한 불만과 나쁜 말은 내가 아닌 그에게 향할 수도 있다는 것 때문일까. 아마 그런 거 같다.


내가 욕을 먹는 것도 싫지만, 내 말로 인해 내가 아닌 누군가가 욕을 먹게 되는 건 더 싫으니까.


그렇기에 오늘도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고,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지만 그건 공개된 자리가 아닌 내가 아는 친한 사람들끼리와의 대화에서만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왜 갑자기 이런 글을 썼냐고 하면...

그냥 저런 생각이 들어서 써봤다...

나는 결국 소심하고, 미움 받는 것도 싫은 사람이기에 내 의견을 최소화 하며 사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게 응원을 하는 형태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딱히 큰 의미는 없고, 내가 이러니까 여러분도 이래주세요! 하는 것도 아닌 그저 나에 대한 분석, 그리고 혹시 궁금할 수도 있는 분들께 알리는 나에 대한 TMI.


읽어주신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다 읽어주셨다면 정말 그냥 아무 의미 없는 글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정말 그런 글이니까.




이러쿵 저러쿵 해도 나는 팬이기에, 응원을 하는 사람이기에 키시 유타를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요구"와 "욕심"은 끊임없이 생기겠지.

그치만 그 "요구"와 "욕심" 중에서 내가 제일 당당하게 공개된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인 거 같다.


언제나 즐거웠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괴로운 일이 3번 있으면 즐거운 일이 10번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행복한 삶을 즐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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