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4.
엔터테인먼트
엔터테인먼트란 참 어려운 거 같다.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라는 단어 자체의 정의만을 따지자면 아래와 같은데...
1. the action of providing or being provided with amusement or enjoyment.
오락과 즐거움을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행위.
1.1 an event, performance, or activity designed to entertain others.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행사, 공연, 혹은 활동.
1.2 the action of receiving a guest or guests and providing them with food and drink.
손님을 맞이하고, 그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행위.
(참고 사이트: https://www.lexico.com/en/definition/entertainment)
현재와 같은 상황이 오고나니 가끔 드는 생각은 '오락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제공하는 당사자는 위험에 몰려도 괜찮은 것인가?'이다.
'엔터테인먼트'가 단순히 제공하는 당사자들과 밀접하게 관계된 사무소와 같은 곳들만 엮여 있지 않게 된 이상,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많은 업계의 사람들이 관련이 되어있고, 그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게 되기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도 관객들과 직접 접촉하는 공연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도, 어떻게든 유지해서 해나가려는 행동은 결코 비난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공연이 관객수는 평소보다 적더라도, 언제나처럼 상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여러모로 궁리를 해가며 해나감에도 불구하고 전염병이라는 녀석은 어디서든 나타나,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을 잡아먹을 수도 있고, 한 사람으로인해 수십, 수백, 수천 명이 감염될 수도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게 문제가 아닐까.
그들은 언제나 말한다. 'SHOW MUST GO ON'이라고. 이런 상황이기에 본인들이 힘이 되었으면 하고, 본인들이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가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줬으면 한다고. 그렇기에 직접 만나지 못해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해줬고, 많은 사람들이 궁리해서 나온 답들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업계의 문제를 전부 타파할 수는 없기에 관객수를 줄여서라도 현장에서 공연을 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곳에 찾아올 사람들을 위해, 우울한 상황에 조금이라도 기쁨을 직접 전하기 위해,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할 것이고, 상연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모순은 발생한다. 엔터테인먼트는 세상 사람들을,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고 기쁘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만약의 상황이 발생해 감염이 확대되면 지금까지도 몇 개월 간 열심히 많은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고, 본인을 희생해 온 의료종사자들에겐 짐이 된다. 그 사람들도 당연하게도 '세상 사람'에 포함이 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겨온 사람'에도 포함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세상 사람들을 위해 힘을 내어 해보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그 부담은 본인뿐만이 아니라 일부의 세상 사람들에게도 간다. 이와 같은 모순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생각해보고, 결론을 내보려 했지만 결국 결론이라는 건 나올 수 없었고,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기에 긍정적인 영향도, 부정적인 영향도 끼치게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상황에서 최저한의 위생과 방역 수칙은 지킨다는 전제하에 '이 행동은 절대적으로 옳지 않고, 저 행동은 절대적으로 옳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게 몇 개나 있을까? 인간에겐 모두 개인적인 사정이 있고, 공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위해 희생 또한 해야하지만 그 희생이 커지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타인을 위해 포기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게 아닐까. 모두가 지치고, 모두가 힘들고, 고민하는 세상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내가, 한 개인이 '저건 틀렸어'라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때론 왜 이 상황에서마저 본인을 희생하면서까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음에도 공연을 무리하게 하려는 걸까, 사람들과 접촉하려고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도 사정은 있고, 그 사정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엮여있음을 알 수 있다. 공연이 하나가 사라짐에 따라 출연자뿐만 아니라 의상팀, 조명팀, 연출팀, 대관처 등... 정말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손해를 입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해도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 같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또 한 번 뒤집어서 생각하면 그렇게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엮여있는데 만약 한 사람이 전파자가 된다면 그 뒤에 또 직접적으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희생해야 하는 사람은 몇 명이 되는 걸까... 답은 나올 수 없는 고민인 거 같다.
점점 답답한 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 희생만을 할 수 없게 된 거고, 상황을 생각하자면 희생을 그만 둔 사람들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다. 이 상황에서 비난할 대상이 될 수 있는 건 '병' 그 자체가 아닐까.
너무 어려운 문제 같다. 그 누군가가 해결책이 되는 백신을 들고 오지 않는 이상 이 상황은 계속될 것이고 누군가의 희생은 계속 될 것이고,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가 세상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단지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싶고, 많은 사람과 즐겁게 지내고 싶은데 왜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 되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울분이 터지기도 하지만... 그래 어쩔 수 없는 거고, 모든 사람들은 그저 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지를 골라 살아가고 있을뿐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 많은 희생을 끊임없이 할 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고, 무사히 이 사태가 빠르게 종결되기만을 바랄뿐이다...
사실 가볍게 엔터테인먼트는 사람을 즐겁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나라는 개인은 왜 이렇게 요즘 괴로운 걸까, 라는 생각을 해서 가볍게 쓰기 시작한 글인데 생각보다 많이 무거워졌고, 개인보다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써내려갔는데... 말이 앞뒤가 안 맞을 수도, 결국 이 글 속에서도 또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어 그만 둘까 싶었지만... 이렇게라도 나를 위로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싶어서 멈추지 않고 써내려갔다.
언젠가 엔터테인먼트가 본 의미를 되찾고, 빨리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그리고 얘들아 (조심한다고 될 일은 아닌 거 같지만) 제발 조심하고, 건강 관리 잘 하자....ㅠ_ㅠ....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11.13 (0) | 2020.11.13 |
---|---|
2020.11.09 繋がる (0) | 2020.11.09 |
2020.10.09~11 (0) | 2020.10.11 |
2020~2021 DREAM BOYS (0) | 2020.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