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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8.

언젠간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의 모든 생각을 존중하려고 한다. 그게 정말 나쁜 쪽으로 빠져나가는 생각이 아니라면.

나는 한낱 오타쿠일 뿐이고, 그를 바라보고 생각하며 응원해주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그걸 알고 있기에 언제나 '내 생각'은 그에게 부딪치는 것은 나의 욕심일 뿐이며 그에게 짐을 지워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거창하게 말하고 있지만 결국 내가 그에게 감정적으로, 성격적으로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칭하며 언급할 때마다 내 '욕심'을 당신에게 말해서 미안하다며 조심스럽게 얘기하곤 한다. 설령 직접적으로 그에게 닿지 않을 말이라고 할지라도.


근데 요즘 정말 말하고 싶어진 게 있어서 모순적이지만 절대로 닿을 리 없는 한국어로, 들어올 리 없는 블로그에 적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표현할 때 '스토익 함'과 '겸손함'을 언급해주곤 한다. 그는 아니라고 해도 이것들은 곧 그의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고, 나도 이런 그의 성격을 좋아한다. 언제나 자신에겐 스토익 하고, 겸손하고, 남을 위에서 쳐다보며 말하지 않으며, 남에겐 상냥한 점.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동경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이 성격에 대해, 이 표현에 대해 내가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한 건 데뷔하고 1년쯤이 지나고 나서부터인 거 같다. 결코 이 표현이 부정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님에도, 나쁜 말이 아님에도 왜 내가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 건지 생각해 본 결과 나온 답은 딱 하나였다. 이런 말이 결국 그에게 돌아가 겸손 이상으로 작용하고 있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건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상상일 뿐이다.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맞고... 아무튼 점점 그런 말을 듣고, 잡지 등에서 언급될 때마다 그가 사로잡혀가는 기분이었다. '저는 모든 것에 서툴러요.', '저는 바보예요.', '멤버들은 이런저런 걸 잘하지만 저는 그런 게 없어요.', '리더로서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앞으로는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등등...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던 말들이 방송에 나오고 인터뷰에 나오면서 본인을 '바보'라고 칭하는 게 나는 너무 보기 힘들었다. 그게 캐릭터고, 방송에서 눈에 띌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머리로는 알고 있고, 주변에서 결코 그 말을 진심으로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진 않았지만 결국 나는 주변인이 아닌 그가 본인을 '바보'라고 칭하는게 너무 보기 싫었고, 지금도 그 단어를 볼 때마다 괜히 속상하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니에요? 라고 모두가 생각할 건 알고 있지만... 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본인을 표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속상하다. 언제나 멤버들이 장난치다가도 그렇지 않다고,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해주지만, 그는 언제나 그에 대한 답으로 고개를 젓는 것만 같다. 그의 진심까지 내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기에 이런 글을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오늘 캘린더와 잡지들을 받고 읽으며 다시 한번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안 쓸 수가 없었다고 할까...


그의 인생이고, 그가 평생 쌓아 온 성격이기에 바뀌어 달라고 할 자격은 없고, 결국 이게 지금의 그를 만들어 낸 성격이라고 생각하면 미워할 수도 없는 성격이랄까, 역으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성격이지만... 가끔은 본인을 상냥하게 봐줬으면 좋겠고, 가끔은 '이건 잘해요!'라고 본인이 먼저 말해줬으면 한다. 1년에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어디선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욕심'을 또 이렇게 뱉어본다.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끔은 본인을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해주는 날도 있으면 좋겠다. 단지 그것뿐. 결국 또 한낱 오타쿠는 이렇게 그에게 '욕심'을 밀어붙이고, 상상하며 속상해하고... 현재 그가 취하는 행동들과 말들이 전부 그가 원하는 방향이라는 내가 말한 건 '욕심' 그 이상의 '눈치 없는 욕심'이 되겠지만... 응...


다른 건 괜찮아.

가끔은 멋진 표정을 짓고, 귀여운 표정을 짓고 당당하게 있어 주면 돼.

당신이 '웃기는 역', '바보 같은 역'만 맡아서 하지 않아도 돼.

열심히 하는 자신을 좀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보듬어주면 돼.


때론 본인만을 바라보며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바보'라는 말도 '잘할 줄 아는 게 저에게는 없어요.'라는 말도 당신에게 소중한 말이겠지만

그 말에 짓눌려 자신을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고, 어쩌면 그 단어의 뒤에 숨겨져 있을 지도 모르는 칼날에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언제나 멋진 당신을 존경하고 있다고, 푹 쉬라고, 좋은 꿈 꾸라고

그렇게 좋은 말만 전해주고 싶다.


...오늘 하루도 행복했기를, 오늘 밤에도 달콤한 꿈을 꿀 수 있기를...




+) 주절주절 추가


결국 자신감이 없는 건 내 자신이라 그렇게 보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니까 그런 말을 듣고, 하는 그를 보면서 내가 괜히 찔려서 슬퍼지고 속상해지고... 그는 그 말을 통해서 본인은 좀 더 성장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알고 있으면서 그냥 그런 말을 하는 그를 보는 게 점점 힘들어졌다. 그가 아닌 내가 약해진 걸지도 모른다. 종종 본인을 내려 깎는 말을 할 때마다 철렁한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지금 잘 생각해보니 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에 그런 말 하나하나가 크게 다가오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결코, 본인을 억누르는 것도, 몰아세우는 것도 아닌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사고(思考)일 수도 있는데 어째서인지 그 말 하나하나가 나에게 너무 크게 다가왔다. 막상 또 글을 쓰고 나니 너무 미안하다. 그냥 미안하네... 괜히 혼자 상상해서 만들어 낸 생각에 당신을 넣어버린 거 같아서... 어떤 말까지 그에게 전해도 될지 모르겠고, 어떤 마음까지 그에게 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무례한 말을 닿지 않을 것임에도 쓰면서 항상 생각하는 건 딱 하나뿐이다.


행복했으면


힘들었어도 행복했으면

슬펐어도 결국엔 행복했으면


이것 또한 내 '욕심'이라, '무례한 말'이라 생각하지만 뭘 하든 뭘 경험하든 그에겐 모든 것이 행복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본인을 행복하다고 다독이는 것이 아닌 진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끝을 매번 맞이했으면 좋겠다. 행복에 얽매이는 나 자신이 지긋지긋하기도 하지만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 어디서 뭘 하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그냥 그 모든 게 진심으로 느끼는 행복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당신이 우리에게 말하듯 나도 언제나 당신의 행복을 바라고 있어. 닿지 않을 마음이지만. 


그리고 그 모든 마음이 당신의 성장을 위한 말들일 수고, 당신의 영양분으로써 받아들이고 하는 말들일 수도 있으니 나는 더 이상 이 말들에 대해 내 감정을 말하지 않으려 해. 딱 오늘, 오늘만 해보자.


...혹시 나 자신과 한 이 약속을 깨고 또 한마디를 한다면... 그냥 그러려니 해주길...ㅎ...


진짜 혼잣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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